음악/음악일기

이펙터 페달 보드 제작기(1)

리프캣 2020. 4. 27. 21:20

:: 제작을 결정한 이유

나의 서울생활과 드러머의 부재로 밴드 활동을 1년정도 쉬었는데, 나의 퇴사 + 새로운 드러머의 영입으로 밴드 활동이 재개되었다!


문제는 오랜만에 기타를 연결해보니 소리가 나지 않았다는 것.
이것저것 테스트 해 본 결과, 2015년부터 사용하던 멀티이펙터 POD HD 300가 고장난 것이 원인이었다.


어쨌든 합주도 하고, 공연도 하려면 이펙터는 필요하다.
수리, 새로운 멀티이펙터 구매, 페달보드 제작 경우에 대해 생각해보았는데,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이유로 페달보드를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Reason: 페달보드를 제작하기로 결정한 이유>
1. HD 300을 수리한다.

  - 기존에 사용함에 있어 만족도가 매우 낮았음.

  - 수리비가 거의 재구매비용에 맞먹게 들어감.

2. 새로운 멀티이펙터를 구매한다.

  - 내가 다양한 톤을 쓰지 않음.

  - HD 300과 마찬가지로 만족도가 낮을 것 같은 예감.
3. 페달보드를 만든다.
  - 멋짐
  - 멋짐


:: 제작을 위한 정보 수집(1) - 누구에게 물어볼 것인가?

막상 제작을 결정하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알아봐야할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인터넷에는 너무 많은 제품군들이 추천받고 있었으며, 연결방식이나 부속품에 대한 이슈도 방대하여 오히려 머리속을 정리하는데 방해가 되는 느낌이었다.

이런 경우에는 전문가에게 직접 물어보는것이 답이다. 스모킹구스의 김동길 선배를 찾아갔다.

<Reason: 동길선배에게 물어본 이유>
1. 마땅히 물어볼 다른 사람이 없음.
  - 주변에 기타리스트들은 대부분 어쿠스틱기타리스트고
  - 일렉기타 연주자들의 대다수는 멀티를 사용하고 있으며
  - 그나마 페달보드를 사용하는 연주자들은 공간계 변태들
2. 내가 만들고자 하는 페달보드와 비슷한 세팅을 사용함.
  - 디스토션 중심의 사운드
  - 단단하면서 신나는 사운드
  - 페달 개수가 많지 않음(중요)


:: 제작을 위한 정보 수집(2) - 페달 선택, 연결방식, 추천 제품군, 구매장소

도움 주시는데 빈 손으로 찾아갈 수는 없지! 뭘 들고 갈까 고민하다가 '절대 싫어하지 않을 것'을 선택했다.
맥주 8캔을 들고 스모킹구스 연습실을 찾아갔다.

아주 짧은 근황을 나누고, 바로 페달보드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먼저, 내가 만들고자 하는 페달보드의 컨셉과 원하는 사운드, 가용 예산을 전달했다.

<Rule: LeafCat의 페달보드 제작 방향>
1. 컨셉 : 클린, 디스토션1, 디스토션2 최소 3가지의 다른 사운드, 컴팩트한 구성
2. Refference : The Used의 LiarLies for the Liars 앨범의 백킹기타 사운드 (https://youtu.be/f-JThLrcCUg)
3. 가용 예산 : 100만원(어느정도 조정 가능)

이후, 아주 친절한 컨설팅이 시작됐다. 아래는 대화 요약본.

<Summary: 스모킹구스 김동길선배의 조언>

1. 페달보드 제작 방향성
동길선배는 원래 커다란 페달보드를 제작해서 사용하고 있었는데, 밴드에서 보컬&기타를 같이 하다보니 다양한 사운드를 디테일하게 컨트롤하기 어려웠음. 하나 하나 페달을 줄여냐가다보니 지금은 아주 컴팩트한 페달보드를 사용중.
- 동길선배의 페달보드 구성
  기타 라인 : 무선튜너 -> 디스토션(Crunch Box) -> 부스트(MXR Micro Amp)
  보컬 라인 : 보컬이펙터(제품명 불명)

2. 연결 방식

(1)클린톤

클린은 이펙터를 모두 Off한 상태로 그냥 써도 된다고 했으나, 내가 조금 더 다듬어진 사운드를 원함

공간계 이펙터를 사용해서 만들 수 있으나, 이것 역시 내가 원치 않는 방향성

EQ를 사용하여 사운드를 만드는 것으로 결정.
- EQ를 연결 초반부에 둘 경우 : 사운드에 질감이 입혀지기 전에 볼륨 밸런스를 잡아줌.
- EQ를 연결 후반부에 둘 경우 : 사운드에 질감이 입혀진 후, 톤을 마무리하는 용도로 사용.
(2)디스토션

디스토션을 2가지 톤으로 사용하려면 프리셋스위치를 사용해야 함.

두가지 디스토션페달을 사용할 경우, 사운드 전환시 동시에 두개를 밟지 않는 이상 (A)두개가 동시에 켜져서 사운드가 과증폭되는 경우, (B)두개 모두 꺼진상태로 디스토션이 사라진 상태가 발생할 수 밖에 없음.

하지만, 프리셋스위치를 사용하게 되면 <Rule: LeafCat의 페달보드 제작 방향>의 컴팩트한 구성에서 벗어나게 됨.

그래서 내가 원하는 디스토션 사운드를 다시 정의함.
  - 디스토션1을 주로 사용
  - 디스토션2는 디스토션1과 비슷한 성향의 사운드지만, 질감이 조금 더 무거운 사운드

결국 하나의 디스토션 페달과 부스트페달을 이용하는데, 부스트페달의 경우 출력량에서 In/Out을 비슷하게 잡고 사운드에 질감을 입히는 용도로 사용하기로 결정.
(3)볼륨페달

나는 라이브에서 볼륨 조절 시 기타의 볼륨노브를 이용해서 줄이는데, 이 때 - 게인 자체가 줄어들어 디스토션이 많이 깎여나가는것이 싫음. 해결 방법을 물어보았더니 볼륨페달을 추가하도록 추천 받음.
- 볼륨페달을 연결 초반부에 둘 경우 : 기타의 볼륨노브처럼 게인값을 조절한다고 생각하면 편함.
- 볼륨페달을 연걸 후반부에 둘 경우 : 사운드의 질감을 어느정도 유지한채로 볼륨을 줄일 수 있다.

(4)최종 연결 구성
Tuner -> Distortion -> Boost -> Volume Pedal

 

3. 추천 제품군

동길선배가 대화 중에 써내려간 메모

(1)Power Supply
파워서플라이는 지금 구성에서는 6구면 충분하지만, 나중을 생각해서 더 큰것을 사도 됨.
가능하면 독립접지인 제품군을 구매하기.
- 경험상 Artec사의 제품군은 별로였음.
- Amsterdam Cream사 제품이 작고, 컴팩트하고, 출력도 괜찮다고 함.
(2)EQ
트루바이패스인 제품을 사는게 좋음.
- Dunlop사의 제품군을 추천받음.

(3)Distortion

디스토션의 경우, 여러가지를 바꿔가며 써보게 될 것이라고 예언함. 동길선배도 여러 제품군을 돌고 돌아 Crunch Box로 돌아왔다고. 일단 베이직한것을 사용해보다가 마음에드는게 있으면 교체해보면서 테스트 해보기로 함.
- Crunch Box 제품을 추천받음. (대중적인 빨간 디스토션)
- Suhr Riot 제품을 추천받음. (대중적인 보라색 디스토션)
(4)Boost
부스트라고 정해져있다기보다, 사운드가 튀어나올 수 있게 세팅하면 된다고 함.
일반적으로 PreAmp 계열로 사운드를 보강하거나, Overdrive계열로 증폭시키는 방식을 많이 사용함.

- PreAmp 계열 : MXR Micro Amp 제품을 추천받음.
- PreAmp 계열 : B.B PreAmp 제품을 추천받음.
- Overdrive 계열 : OCD 제품군을 추천받음.
- Overdrive 계열 : Ibanez TubeScreamer 제품을 추천받음.
(5)Tuner
어떤 제품군이든 비슷함. 트루바이패스인 제품을 사는게 좋음.
(6)Volume Pedal
내가 예전에 이펙터에서 볼륨페달이 잘못 눌려 볼륨이 0가 되어 낭패를 본 경험을 얘기했는데, 요즘은 페달 자체에서 볼륨 최소값과 최대값을 설정할 수 있는 제품군도 있다고 함.

- Dunlop사의 제품을 추천받음.
(7)페달보드
예쁜거 사면 됨. 직접 만들어도 되고, 있는 제품군 구매해도 괜찮음.
다만, 차후 페달이 몇개 더 붙을것을 감안하여 - 페달을 배치해본 후, 조금 더 큰 제품군을 구매하는게 좋음.
(8)패치케이블
가능하면 고가 라인업 제품을 사용하길 바람. 연주시 돌발적인 대부분의 문제는 패치케이블 접선문제.
동길선배의 경우, Switchcraft사 제품을 사용하며 - 둔산동에 있는 업체에 제작을 맡긴다고 함.
- Switchcraft사의 제품을 추천받음.
- 동길선배에게 남는(기다란)케이블들이 있어서, 필요하면 끊어 줄 수 있음. 직접 납땜해서 사용해도 된다.

4. 구매장소
- 오프라인 : 낙원상가
- 온라인 : 프리버드, 버즈비, 스쿨뮤직 등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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